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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우리는 이 땅의 꿈나무입니다! 여전히, 우리는 이 지상의 꿈나무입니다. 꿈의 그늘을 드리우며 서 있어야 할 이 땅 이 시대의 노거목입니다. 누군가의 꿈의 그늘로 당당히 살아야 합니다. 서로 이름 불러주고 손 흔들어 주며 반가운 눈빛을 보내면 이 꿈나무들은 더 싱그러운 얼굴로 더 부드러운 향기로 화답하며 잘도 자랍니다. 봄비 내린 후 죽순이 자라듯이 무럭무럭 잘도 자라서 무더운 여름 그늘이 되어주기도 할 것이고 노을 물든 인생의 가을이 서둘러 오면 튼실한 결실을 내어주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자연이나 우주에 대해 아니 인생이나 삶과 죽음에 대해 때론 세상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는, 지금도 여전히 순수하고 작은 꿈나무입니다. 이 세상 끝날 때까지 꿈을 품고 꿈을 키우며 살아야 할 꿈나무인 것이지요. 아무리 인생길에서 허우적거려.. 더보기
산의 힘, 산의 위의威儀 산의 힘, 산의 위의 威儀를 믿고 의지하며 사는 나는 축복을 받은 자다! 그렇지요, 전혀 산에서는 춥지 않아요. 산에서는 아무리 수은주가 떨어져도 별로 춥지 않아요. 산의 포근한 품이 아늑하게 감싸주기 때문 아닐까요. 그리고 산에서는 강도나 도둑을 염려하지 않아도 돼요. 산에서는 나의 물건을 단속할 이유가 없지요. 나는 늘 그렇게 믿고 산행이 힘들면 도중에 짐의 일부를 내려놓고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 다시 담아 오지요.. 그대로 내려둔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산이 지켜주기 때문이지요. 아니다, 산에서는 아무도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아요. 산이 좋아 산에 끌리어 산에 올라온 사람의 마음에는 산이 들어가 있어서, 산을 마음에 들이고 사는 사람의 마음에는 산의 마음이 들어와 있어서 그러지 않을까요. (.. 더보기
남한산성의 연두색 여린 봄을 내 안에 들이다! 해거름 남한산(성)을 걸어왔다. 12000보 계단을 걸은 것이다. 이 맘 때면 어디를 가도 산은 천국이다. 최적의 아늑한 봄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산의 숲이다. 일 년 중 산천의 초목이 가장 아름다울 때이니까... 천자 만홍 千紫萬紅! 춘풍 가절 春風佳節! 화란 춘성 花爛春盛! 만화 방창 萬化方暢! ( 이 네 글자의 울림, 이 말의 형상, 그 의미를 한 번 음미해보라! 봄이 살아 꿈틀하는 말의 울림) 언제 들어도 그윽한 산에서 우는 까마귀 소리는 마음 저류를 훑는 힘이 있다. 약간의 애수와 비애의 살얼음, 아물어가는 기억의 상흔을 헤집는 낯선 찬바람 같은 느낌, 더욱이 해거름 서산이 붉게 물들 때면 감당할 수 없는 존재의 비원, 그 깊은 데까지 상념의 외길을 홀로 걷게 한다. 남한산이든 지리산이든 오대산.. 더보기
왕버드나무 밑을 지날 때 먼 옛날 봄 왕버드나무 밑을 지날 때면 새록새록 피어나는 연둣빛 말의 울림이 보인다. 울 엄마는 동냥치가 집에 오는 날이면 식구들 보는 데서는 보리쌀 한 종지 건네준 척하고, 맨발로 쏜살처럼 뒤꼍으로 달려가 골목 모퉁이 돌아가는 동냥치를 불러 세워놓고는, 장독대 단지에 늘 미리 숨겨놓은 하얀 백미 한 됫박을 동냥치 자루에 퍼담아주곤 하였다네, 그 시절 우리 식구들한테는 제삿날이나 한번 먹어볼까 말까 하는 고마니꽃보다 더 다보록한 하얀 함박꽃 쌀밥이었는데, 십 리가 훌쩍 넘는 길을 걸어 초등학교 다니던 소싯적, 공동묘지가 있는 저수지 둑까지 마중 나온 울 엄마랑 집으로 돌아올 때가 가끔 있었다네, 몇 번의 그 봄날의 기억이 심한 몸살처럼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으니, 달이 휘영청 밝은데도 .. 더보기
부디 힘내라고, 봄비가 내린다! 봄은 잠재울 수 없는 파도다, 봄은 멈출 수 없는 사랑이다, 겨울을 이기고 나오는 새싹처럼 항상 처음이다, 잿빛 겨울은 벌써 어디로 갔을까,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길이 없다, 회색의 대지 위로 파릇파릇 번져오는 도도한 봄의 불길을 도저히 진압할 수 없을 것이리. 봄의 햇살 닿는 곳마다 봄비 스민 흙의 가슴마다, 다보록이 피어나는 대지의 숨결 대지의 가슴 대지의 설렘, 노란 햇병아리의 종종걸음치듯 사방에서 밀려오는 봄의 물결, 온 천하에 눈부신다, 그 물결 은빛 강물이다, 윤슬 반짝이는 탐진강 출렁거리는 구강포. 봄은 긴 기다림 끝에 오는 반가운 손님이다, 산을 넘고 섬을 건너 오랜 고통 끝에 핀 기다림, 동백의 기다림처럼 뜨겁다, 기다림처럼 달콤한 희열이 어디 있으랴, 정말 봄은 잠재울 수 없는 파.. 더보기
모슬포 사일리커피, 그 하얀 파도의 향기! 모슬포 송악산 해변 사일리커피, 그 하얀 커피 향기 눈부신 아청鴉靑의 바다를 그린다... 섬과 섬 사이를 바람처럼 오가는 그대여, 어제를 생각하고 오늘을 사랑하자! 죽음을 생각하고 삶을 사랑하자! 가파도의 그리운 눈망울도 가끔 바라보며 살자! 오늘도 송악산 기슭 검은 모래 즐비한 아청빛 검푸른 바다가 그립다. 은빛 윤슬 가루가루 부서져 반짝이는 봄바다의 길, 모슬포의 바다를 마음으로 그려보노라니 눈물의 파도 가슴이 들썩인다. 밀려와 부서지고 다시 밀려와 사라지는 파도의 길, 그 소멸의 길 먼 끝에 가물거리는 가파도와 마라도를 오가는 뱃길도 언뜻언뜻 보인다. 우리의 기억 속에 잠깐 머물다 소멸하고 말 시간의 길, 그 흔적들도 보인다. 모슬포 산이수동 형제섬과 송악산 앞마당에 하얀 가루비 날리는 것도 보인다.. 더보기
3월, 이 봄날엔 물빛 감성을 회복하자! 3월, 이 봄날엔 순결한 어린아이의 감성으로 물빛 봄이 되자, 여린 싹이 되자, 순결한 봄의 눈빛이 되자, 다윈이 고백한 것처럼, 한 존재에게 있어서 인간의 순결한 정서적인 요소와 도덕적 인격까지 제거되고 만다면 이런 인간은 틀림없이 ‘거대한 기계’의 논리 속에서 기능적인 존재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찰스 다윈은 그의 자서전에서, 나는 30세가 될 때까지 음악과 시와 그림을 매우 좋아했는데, 그 이후로는 그런 즐거움에 대한 취미를 잃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 내 머리는 수많은 사실 가운데서 일반적인 법칙을 끌어내는 일종의 기계가 되어버린 듯하다... 그렇게 즐기던 취미의 상실은 바로 참 행복의 상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성의 정서적 요소를 감퇴시킴으로써 지성에 해를 주었으며, 나아가 도덕적 인.. 더보기
오늘, 이 하루가 봄소풍 가는 길이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이 하루의 길이 소싯적 봄소풍 가는 그때 그 길이었으면 좋겠다, 참샘이 고개 샘물 마시고 입 안 가득 눈깔사탕 맛보며 보물 찾기를 떠났던 봉덕산 소풍 가는 길이었으면 더욱 좋겠네, 나의 생애에 봄소풍 길처럼 마음 흥성거림이 붐빌 때 있었을까, 노르스름한 윤기 자르르 흐르는 차진 찰밥 고실고실한 멸치볶음 짭쪼름한 갈치구이 입맛이 술떡처럼 모락모락 부풀어 피어나는 봄소풍의 설렘 보람, 큰 함지박에 군것질할 것 가득 머리에 이고 우리를 따르던 학교 앞 점방집 공현이 엄마, 끝이 보이지 않는 노란 아가들의 봄소풍 행렬, 나비인지 벌인지 장다리꽃인지 유채꽃인지 모를 들길을 지나고 두어 번의 실개천을 건널 때면 차라리 풍선처럼 둥둥 날아오르고 싶었던 길, 절로 새가 되고 도랑물이 되고 하늘 구름이 되는 무아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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