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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연두색 여린 봄을 내 안에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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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산은 매우 앙증맞고 귀여운 연두빛 아가의 얼굴이요 눈망울이다. 이 봄날 내 안의 어린아이로 살아야만 봄을 진정 누리는 것이리라!
이맘때 산은 매우 앙증맞고 귀여운 연두빛 아가의 얼굴이요 눈망울이다. 이 봄날 내 안의 어린아이로 살아야만 봄을 진정 누리는 것이리라!
1300여 개의 계단을 밟고 오르는 길, 도심 인근에 이런 나지막한 산을 여기저기 두고 사는 서울시민은 천국(?)을 누려야 할 의무가 있다!
1300여 개의 계단을 밟고 오르는 길, 도심 인근에 이런 나지막한 산을 여기저기 두고 사는 서울시민은 천국(?)을 누려야 할 의무가 있다!

해거름 남한산(성)을 걸어왔다. 12000보 계단을 걸은 것이다.

이 맘 때면 어디를 가도 산은 천국이다.

최적의 아늑한 봄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산의 숲이다. 일 년 중 산천의 초목이 가장 아름다울 때이니까...
 

천자 만홍 千紫萬紅! 춘풍 가절 春風佳節! 화란 춘성 花爛春盛! 만화 방창 萬化方暢!

( 이 네 글자의 울림, 이 말의 형상, 그 의미를 한 번 음미해보라! 봄이 살아 꿈틀하는 말의 울림)
 

언제 들어도 그윽한 산에서 우는 까마귀 소리는 마음 저류를 훑는 힘이 있다. 약간의 애수와 비애의 살얼음,

 

아물어가는 기억의 상흔을 헤집는 낯선 찬바람 같은 느낌, 

더욱이 해거름 서산이 붉게 물들 때면 감당할 수 없는 존재의 비원, 그 깊은 데까지 상념의 외길을 홀로 걷게 한다.
 

1100개의 계단을 올라온 지점, 까마귀의 울음소리에서 밤을 맞는 적적함과 짝을 기다리는 망설임이 촉촉이 젖어 있음을 느낀다.
1100개의 계단을 올라온 지점, 까마귀의 울음소리에서 밤을 맞는 적적함과 짝을 기다리는 망설임이 촉촉이 젖어있음을 느낀다.
여린 담록의 어린 잎사귀는 아가의 살결처럼 보드랍다. 무럭무럭 자라면 여름으로 장성할 것이고 더 늙으면 가을이 되고 한 생애의 최후를 맞을 것이다!
여린 담록의 어린 잎사귀는 아가의 살결처럼 보드랍다. 무럭무럭 자라면 여름으로 장성할 것이고 더 늙으면 가을이 되고 한 생애의 최후를 맞을 것이다!

남한산이든 지리산이든 오대산이든 까마귀 울음소리 피어오르는

잿빛 산길을 걷노라면, 이를테면 서정적 긴장에 쉬이 감싸인다.

객관물과 시적동화가 일어난다고 할까, 내 안에서도 금세 새 한 마리가 우는 소리 들린다.
 
서서히 나는 새가 되고 새는 내안에 들어와  스티뮹(Stimmung, 정서적 울림)의 도취, 환몽에 이른다.
 
마음의 웃고름 절로 풀리고 대상과 나는 서정적 융합 합일 융일 해조의 화음에 도달하고 만다.

 

남한산성의 시간은 항상 역사다. 현재형의 과거요 동시에 오래된 미래다. 역사는 아무리 오래되어도 살아서 흐르며 다시 길이 된다!
남한산성의 시간은 항상 역사다. 현재형의 과거요 동시에 오래된 미래다. 역사는 아무리 오래되어도 살아서 흐르며 다시 길이 된다!
남한산 초입 물소리 바람소리 차가운 기슭은 도심보다 봄이 늦게 와서 더 늦게 가는가 보다. 아직 벚꽃이 한창이다!
남한산 초입 산을 타고 내리는 물소리 바람소리 차가운 감촉 탓일까, 도심보다 봄이 늦게 와서 더 늦게 가는가 보다, 아직 벚꽃이 한창이다!

 

20230413, 솔물새꽃의 오금동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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