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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조고각하, 발 아래를 잘 살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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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아래를 잘 살피라고 말하는 큰 울림이 들린다
발 아래를 잘 살피라고 말하는 큰 울림이 들린다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이 있다. 한자를 그대로 풀어보면 '자기 발아래를 잘 살피라'는 뜻이다. '발아래를 잘 살피라'에 특별한 메타포를 부여하지 않아도 문자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

놓치기 쉬운 사소한 것들의 중요성과 일상의 소중한 관계를 소홀히 하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이 되는 글이다. 깨달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가까이에 있다. 자신의 발아래를 살피려면 고개를 숙여야 하듯 어디서나 겸손과 낮아짐이 일상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 제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자신의 신발을 신고 벗으려면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조고각하란 말은 중국 송나라 오조 법연선사의 일화에서 나온다. 세 명의 제자와 밤길을 가다가 등불이 꺼지자 스승인 법연선사가 제자들에게 이제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하고 묻자, 제자 중 한 사람인 원오 스님이 조고각하라 답했다.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에 놓였을 때는 멀리 볼 수가 없다. 먼 곳에서 가느다란 불빛이 보인다고 해도 자칫 발을 헛디뎌 수렁에 빠지거나 벼랑으로 떨어진다면 죽음을 면치 못한다. 그 어둠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야 할 것은 오로지 자신의 발밑을 잘 살피는 일이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산짐승 소리나 먼 곳의 빛에 시선을 빼앗겨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오늘을 사는 우리를 보아도 사람들은 거의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성공만 도모하여 줄달음치는 사람들이 많다. 가까이 있는 자신의 발밑을 보기보다는 높은 빌딩이나 나보다 앞서간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참 나를 사는 게 아니라 남이 만들어 놓은 삶의 틀이나 생각에 자신을 맞춰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어떤 생각이나 인식의 틀이 나 자신에게 향하지 못하고 타자들이 이룬 욕망이나, 타자의 관점이나 생각을 맹목적으로 따라갈 때 우리는 결코 의 참 행복을 만날 수 없다.

천리 길도 한걸음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마음에 큰 뜻을 품은 사람일수록 작고 사소한 일상의 흔한 일에 흐트러짐이 없는 태도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조고각하照顧脚下,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발아래를 살펴보고 인생길을 제대로 걷고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조고각하照顧脚下, 자신의 발밑을 잘 살펴야 한다. 먼 곳으로 시선을 빼앗기면 발아래 절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먼 곳에 있는 욕망을 찾아 밖으로 나갔다면 이젠 자신의 가족, 친구, 친지, 직장 동료, 이웃들,특히 자신의 내면을 먼저 성찰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세월은 쏜 화살처럼 흐르고 있다. 진정 소중한 것들은 먼 데 있지 않다. 내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 내 가까운 곳에 있다.

 

 

(솔물새꽃의 오금동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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