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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수능으로 언제까지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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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이 작은 하나 하나의 꽃들에게 희망의 나비가 되어주는 일이다
교육은 이 작은 하나 하나의 꽃들에게 희망의 나비가 되어주는 일이다

수능으로 언제까지 갈 것인가 - 교육은 많으나 ‘교육’ 다운 참다운 교육이 없는 나라, 가정과 학부모가 깨어나야 한다. 가정은 인생 최초의 교실이다. 가정의 부모는 자녀의 최초 교사다. 부모의 가르침은 최초의 교육이다. 가정과 학부모는 아이들 교육의 시작이다.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상념이 깊어지는 밤이다. 여리박빙, 살얼음판을 밟고 건넌 노심초사한 2020. 코로나19의 불확실한 초조와 혼돈의 상황에서 이 나라 한 해 가장 큰 과업인 대입 수능이 그런대로 끝났다.

 

나는 55년 동안 학교만 다닌 셈이다. 초등학교 입학한 후 군대 3년을 제외하면, 해가 뜨고 해가 지듯이 눈 뜨면 학교 가고 학교에서 돌아오고, 방학하고 개학하고,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을 반복하며 긴 인생을 학교에서만 보냈다. 학생으로서 학교에서 배우며 공부하고, 누군가의 제자로, 다른 누군가의 스승으로 살아온 날이었다. 책만 읽는 바보 서생으로 연구하고 가르치며 보낸 세월이 나의 길이었다. 이 나라 교육의 그물망 안에서 살아온 날들이었다.

 

이 나라 '교육'에 대한 나름의 회한과 고뇌가 어찌 없겠는가. 때로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글이라도 쓰고 싶은 생각이 태산이지만 말하고 글을 쓴들 무슨 소용이랴. 혼자 답답한 심정 다독이며 지나온 날들이 숱하게 흘러갔다.

 

우리는 아이들 수능 치러서 대학에 보내고 나면 '교육'의 사명을 제대로 다 마친 것일까? 이런 질문을 해마다 나의 양심에게 물어본다. 대입 절차만 마무리하면 교육은 그 공적 소임을 다 한 것인가? 나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혼자 맘속으로 하는 말, “교육은 많으나 교육다운 교육이 없는 나라, 점점 교육이 사라져 가는 이 나라 교육.”

 

물론 나의 경험이 단편적이고 주관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항상 나의 경험을 인식의 출발로 삼고 오랫동안 교단을 지켜온 나. 나의 생각이 결코 크게 빗나간 것은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지금 당장 교육의 소생蘇生을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으지 않으면 이 나라 교육과 우리 아이들 미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한없이 미욱한 자가 이런 말을 감히 하는 것은 교육만큼 소중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여기서 장황하게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머리로는 더 잘 알 것이다.

 

나는 대입수능이 치러지는 날이면 16년 전, 나의 아들이 수능 보던 날을 떠올리며 몸서리쳐지는 아픔과 고뇌를 해마다 되풀이한다. 그날 나는, 나의 아들이 수능시험을 응시한 배재고등학교에 아들을 들여보내놓고 철제 교문 난간에 기대어 한참을 어깨 들썩이며 울었다.

 

내가, 아니 우리 아이와 온 가족이 오늘 단 하루, 이날만을 위해 12년의 그 긴 세월을 고군분투했단 말인가? 어디 한눈 한 번 팔지 못하고 살아온 숨찬 날들. 오직 오늘 하루에 의해 아들과 나와 우리 가족의 십수 년의 간절한 노력과 땀의 결과가 좌우되는 가슴 타는 날. 이 땅의 청소년인 아들이 보낸 학창시절 12년은 너무 허무했다. 너무 잔인했다. 12년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늘, 단 한 번의 수능 시험을 위해 12(초딩6, 중,고딩6)을 헌신했으니... 오늘, 단 한 번의 5지 선다형 고르기를 통해 아이의 인생이 결정되는 이 나라의 교육. 5지 선다형 2, 3백여 개의 객관식 문제로 아이를 '간단하게' 평가하고, 그 성적순으로 줄 세워 아이들 인생의 평생 '등급'(?)을 부여하고 마는 이 나라 교육, 차갑고 무서운 대입제도.’

 

해마다 교단에서 가정에서 쉴 새 없이 보아온 수많은 우리 아이들. 그 고귀한 어린아이의 존재 의의와 가치를 다 잘 알면서도 그에 합당한 교육적 실행이 거의 없는 현실교육. 오직 대학입시, 그 한 가지에 몰입하는 교육. 아이들을 인간답게 키우는 일, 평생 아이들에게 심어 줄 좋은 습관, ‘책 읽고 생각하는 힘의 중요성 다 알면서도 그 실행을 위한 내용과 실천 의지가 거의 없는 교육. 12년 넘게 나를 짓눌러왔던 서러움과 분함이 복받쳐 터져 나온 것이다.

 

그 후, 재도전 끝에 아들은 바라는 대학에 갔지만, 대한민국은 학교와 학원과 뜨거운 열성(?)을 품은 학부모는 많지만, 그 어디에도 진정한 '교육'이 없다는 불변의 사실 앞에 교육 전반에 대한 회의와 걱정만 늘어갔다. 그렇다고 나의 경험적 발견과 깨달음을 한 사회의 담론으로 확산 승화시켜 나아가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 나라 교육이라는 현실 앞에 큰 벽을 느껴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거의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장황할 수밖에 없고 어디서도 그 실마리를 찾기 힘든 길고 깊은 교육에 관한 담론이지만, 오늘은 가장 절실한 몇 마디만 교단에서 얻은 경험을 밑천으로 하여 적어본다.

 

우리 아이들 교육은 아빠 엄마한테 99.9%가 달려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이가 평생 지니고 살았으면 좋을 좋은 습관,’ ‘꼭 필요한 습관몇 가지만 잘 길들여줘도 아이는 행복한 인생 살 수 있다.

 

그리고 부모는 평생 든든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자녀를 바라볼 수 있다. 아이와 부모의 인생을 동시에 상생시켜 주는 든든한 보험에 가입한 셈이 된다. 이때 투자(?)하지 않으면 소중한 기회를 놓친다. 투자에는 시기의 적절성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는 많은 돈과 노력이 들지 않아도 된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좋은 습관을 만들어줘야 한다. ‘꼭 필요한 습관을 만들어주면 자식 농사 풍작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보여주기다. 솔선수범이다. 교단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며 가장 안타깝게 느낀 점은, 어렸을 때는 대충대충 남 따라서 슬렁슬렁하는 척하거나 부모의 만족을 위해 아주 주먹구구식으로 아이들 가르친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고학년으로 가면서는 과외, 방과 후 과외, 학원, 인터넷 강의... 정신없이 아이들을 돌린다. 이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거의 모두가 이렇게 보내고, 3이 되고, 수능을 치르고, 여기저기 대학 문을 두들겨 운 닿으면 대학 가고, 아이의 점수에 맞는 곳을 찾아 진학한다. 이렇게 아이들 교육의 대장정은 끝이 난다. 부모도, 아이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에 상심만 무성할 것이다. 이때부터 험난한 인생 광야길의 시작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 교육은 어려서부터(초등학교) 아주 구체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좋은 학습 습관을 심어줘야 한다. 평생 가지고 갈 좋은 습관을 길들여줘야 한다. 그래서 부모의 치밀한 연구와 관심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학원에 보내는 것이 교육이 아니다. 학원 보내고 과외를 시키는 일로 교육적 소임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결코 학원 보낸다고 다 되는 것 아니다. 학원 보내기 전에 선행해야 할 일이 있다. 단순한 일이 절대 아니다. 내 아이는 부모의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키워내야 한다. 남을 따라 하거나, 세상 풍조에 따라 흔들리거나 우왕좌왕하면 망친다. 유태인 아이들의 부모가 어떻게 하는가, 이 책을 곰곰이 끝까지 읽어보라. 어려서 양질의 습관을 키워주는 일! 이것이 우리 아이들 평생을 좌우한다.

 

예를 들어, 평생 책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싶으면 집에서 늘 책을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자화력(自化力)이 중요하니까. 운동하는 습관을 길들여주고 싶으면 먼저 운동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여 어려서 몸에 배도록 도와주면 된다. 언어습관이 중요하다 싶으면 부모가 항상 긍정의 언어와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언어습관을 먼저 보여주면 된다. 도덕과 인간됨을 갖춘 아이로 성장시키고 싶으면 밥상머리와 일상에서 부모가 본을 보여주고 아이들 귀에 박히도록 눈만 뜨면 잔소리(?) 해야 한다. 부모가 언행일치言行一致를 보여주면 된다. 아이들은 그대로 따라 한다. 아이들은 공부하라.”는 말은 듣기 싫어하지만 약한 자를 도와라.” “항상 감사해라” “선생님을 공경해라.” “어려운 친구에게 베풀어라.” “남을 배려하고 도와라.” “친구에게 화를 내지 말아라.” “나는 잘할 수 있다, 하면 된다.” 등등. 이런 크고 담대하며 본질적이고 긍정적인 언어습관을 키워주는 말에는 아이들도 저절로 순응을 보인다.

 

결코 패배적이고 부정적인 어두운 말이나 생각을 아이들 앞에서 발설하지 않도록 부모는 단단히 입조심해야 한다. 마음에 품은 생각과 언어는 우리 아이들을 만들어가는 가장 큰 힘이다. 말과 생각이 아이들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 말한 대로 된다. 이 언어습관을 길들이는 일은 아이들이 유연한 어렸을 때가 그 적기다.

 

가정은 인생 최초의 교실이다. 가정의 부모는 자녀의 최초 교사다. 부모의 가르침은 최초의 교육이다. 가정과 학부모는 아이들 교육의 시작이다. 비유하면, 아이들이 평생 입고 살 의복을 뜨개질해서 입혀주는 일이다. 그 옷의 첫 단추는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꿰어진다. 잘 꿰어야 한다.

 

(솔물새꽃의 교정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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